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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내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오르다 보면 해발 920미터의 피재가 나온다. 삼척 근동에 사는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넘어오는 고개라 하여 피고개라 이름붙였는데 검룡소가 발견되면서 삼수령(三水嶺)으로 더 유명해졌다. 백두대간의 허리 부분인 이곳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해 나가며 서해로 흐르는 한강, 남해로 흐르는 낙동강, 동해로 흐르는 오십천의 발원지가 되었다. 금대봉에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그리고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은 물이 다시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모인다고 했다.
피재를 넘어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검룡소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길을 꺽어 한참을 오르면 창죽동이다. 안내소에서 검룡소까지는 산길로 1.2킬로미터다. 20킬로 무게의 카메라가방을 메고 삼각대를 둘러메니 완전군장에 소총을 들고 산악행군 하는 느낌이다. 숲이 우거지고 눈이 푹푹 빠지는 고요한 산길을 한참을 걸어 헉헉대며 검룡소에 도착했다. 군장을 내려 놓고 맑은 샘물을 두 손에 가득 담아 목을 축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시원한 생명수다.��
검룡소(儉龍沼)... 검룡이라... 용은 용인데 용에는 모자란 용이라... 그래 이무기로구나. 서해 이무기가 한강을 따라 이곳까지 올라와 용이 되기위해 자리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무기가 마을로 내려와 소를 잡아 먹어 화가 난 주민들이 이무기를 죽이고 샘을 메워버렸다고 했다. 80년대에 이곳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로 밝혀지면서 흙을 퍼 내고 복구했다고 한다. 작은 샘을 연상했는데 규모가 제법 큰 연못이다. 강수량이 많을 때는 하루 5천톤의 물이 솟아 오른다고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겨울인데도 물이 철철 넘친다. 여기서 시작된 물길이 창죽천이 되어 아우라지로 가면 골지천이 되고 정선을 지나 내려가면 조양강이 된다. 영월 어라연으로 가면 동강이 되고 여주 신륵사 앞을 지날때는 여강이 된다. 이렇게 흘러 흘러 두물머리까지 가면 북한강과 만나 서울을 거쳐 강화도 앞 바다로 흘러가는 한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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