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제목 |
 |
총장님~ |
|
작성자 |
 |
황은화 |
|
작성일 |
 |
2020-06-11 |
|
조회수 |
 |
12235 |
|
|
총장님~~
생전에 많은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가지셨겠지만 제겐 영원히 당신은 총장님이십니다.
국회에서 미관말직으로 보낸 세월이 30년, 내노라하는 명망 있는 분들이 국회사무총장 자리를 거쳐 가셨습니다마는 제 마음속에는 단 한 분의 총장님만 남아 있습니다. 벌써 돌아가신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총장님과 함께했던 2년의 국회 생활이 가장 따듯했습니다.
오늘 문득 점심을 먹고 국회 동료들이랑 총장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일화가 떠 올라 이 게시판에 저의 추억 하나를 올려놓고자 합니다. 저처럼 총장님을 기억하는 어떤 분이 이 게시판에 와서 저의 글을 보고 총장님의 따듯한 인간애를 느끼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국회 경내 내부도로에는 사람들이 다니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일반도로라면 횡단보도를 두고 무단횡단하지는 않겠지만 국회 경내의 내부도로는 내부도로라는 특성상 멀리 떨어진 횡단보도를 이용하기 보다는 무단횡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이 아닌 곳으로 무단횡단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화단을 가로질러 가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무단횡단하여 화단을 가로지르는 게 누구에게도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비록 횡단보도가 출입구 동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할지라도요. 화단 가운데로 무수한 발자국들이 만든 작은 길 하나.... 마음은 불편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며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출입구 동선에 맞게 횡단보도 위치가 바뀌고 그 길로 이어지는 화단에는 작고 예쁜 보도블럭이 놓였습니다. 총장님께서는 무단횡단하면서 또는 화단을 가로지르면서 마음속으로 느끼는 그 불편함을 헤아리셨던 것입니다.
불편하지만 무심히 지나다니던 길을 사람 중심으로 바꾼 총장님,
코로나로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을 때 총장님의 위대함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전국에 행정망을 깔아서 일사분란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이 총장님께서 장관으로 계실 때 하셨던 일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총장님~
총장님을 추억하는 국회 직원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 총장님께서 이 나라에 남긴 업적들로 오늘 우리가 행복하다는 것, 하늘나라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총장님이 계신 곳에서 그토록 가슴 아파하던 아드님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총장님, 존경합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