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위대한 영도자 전두환장군
작성자 KBS
작성일 2007-06-18
조회수 25968


출처 : KBS 미디어포커스





'위대한 영도자' 전두환 찬양에 침이 마르다
KBS <미디어포커스> '하늘에서 내린 대통령' 2부 내일 방영

전관석(sherpa74) 기자 / 오마이뉴스


많은 사람들이 2부를 기다리고 있다. 권력에 철저하게 빌붙고 납작 엎드렸던 그 시대 방송의 모습이 생생하게 공개된 지난주 1부의 충격 때문이다. 반응도 뜨거웠다. 시청률도 평소보다 3~4% 높게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역겹고 소름끼쳤다고 했다. 토요일(16일) 밤 10시 30분에 방영되는 KBS 1TV <미디어포커스> 특집방송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얘기다.

특집방송 1부를 통해 27년 만에 확인한 그 시절 방송사들은 때로는 웨딩촬영업체(KBS, 전두환 대통령 장녀 결혼식 비디오 상납, 1985년 6월 16일)였고 이벤트 기획업체(MBC, 대통령 각하 51회 생신 비디오 상납, 82년 1월 18일)였으며 프로그램 불법복제 유통업체(MBC, <수사반장> <야상곡>등 전두환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별도 복사 청와대 상납)였다.

시청자들은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대통령과 영부인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일제히 머리와 허리를 숙이는 기자들의 모습에 경악했다. "뭐하러 이런 것까지…"라며 오히려 촬영을 말리는 영부인에게 "보도용이 아닌 기념 비디오입니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방송사 관계자의 충성멘트에 놀랐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오는 토요일(16일) 한 번 더 망신을 당해야 할 듯 하다.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2부는 더욱 노골적이다. 1부가 '영상발굴'에 목적을 뒀다면 2부는 철저한 '분석'이다. 제목은 '하늘에서 내리신 대통령'. 이번에는 전두환 찬양과 영웅 만들기에 혈안이 됐던 방송 장면을 짚어본다. '하늘에서 내리신 대통령'이란 제목도 '내가 본 대통령'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앵커가 직접 한 말. 1980년 8월 30일 전두환 장군의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전두환의 군 후배들을 출연시켜 전두환을 절대적인 인간으로 칭송한다.

이 방송에서 앵커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날린다. 귀를 의심할 만하다.

"위기에 처한 이 땅에 전두환 장군을 내려주신 하늘에 감사드린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다녀오면 난리가 나던 시절이었다. 양국 원수가 박힌 각종 우표가 곧바로 발매됐고 방송은 실시간 생중계와 특집방송으로 '각하'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했다. 이번 주 방영될 2부는 주로 이 특집방송들에 앵글을 맞춘다. 방송의 과거를 얘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상징적 단어 '땡전뉴스'는 몹시 약한 수위라는 것이 드러난다.

정권홍보와 침이 마를 듯한 찬양. '국운 개척의 영도자'라는 표현도 모자라 방송은 아세안 5개국 순방을 하고 있는 전두환을 향해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뒤 아시아의 지도자로 우뚝 선' 인물로 칭했고 귀국할 때는 "남국의 따뜻한 햇빛을 몰고"온 인물로 포장했다.

방송사들은 아세안 5개국 순방을 마친 전두환 귀국을 전사적으로 환영한다. 귀국 당시 카퍼레이드 중계 포인트는 무려 다섯 곳. 김포공항, 인공폭포, 공덕로터리, 서소문 그리고 광화문에서 방송사 중계차가 실시간으로 '각하'의 퍼레이드 장면장면을 연결하고 '위대한 여정' 등의 제목을 단 특집물들이 쏟아졌다.

한국 언론의 전두환 영웅 만들기는 레이건 방한 때 정점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미디어포커스>팀이 미국 문서를 바탕으로 취재한 결과 레이건 방한 때 전두환은 '한국에서 하루 더 체류해 달라'고 애원했으며 그 대가로 200만 명을 동원해 환영행사를 열겠다는 제안까지 하는 등 눈물겨운 호소를 했다. 언론이 전두환을 '위대한 영도자'라고 떠받들고 있는 사이 전두환은 자신의 업적을 위해 레이건에게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제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디어포커스> 김용진 선임팀원은 "2부에서는 대통령 해외 순방 특집 방송 등 당시 실제로 방송됐던 화면을 철저히 분석했다"면서 "전두환 특집방송 화면의 앵커위치 등 방송편집이나 앵커 멘트 등을 통해 당시 방송사의 노골적인 권력추종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화면 보면 소름 끼친다"
시사보도팀 <미디어포커스>CP 김용진

-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특집방송의 반응이 좋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특수관리되고 있는 영상자료가 있고 디지털 테이프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리 알고 있었다. 올초에 영상자료실 목록을 봤는데 알려지지 않은 꽤 많은 자료가 있었다. 그때부터 기획 시작해 6·10 항쟁 20주년을 기념해 미공개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 <미디어포커스>정규방송 제작과 병행 제작하려면 쉽지 않았을텐데?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전담할 수 있는 체계는 아니다. 60분짜리 테이프 170여개를 틈틈이 분석해 기획을 준비했다. 4개월여 착실히 준비했다"

- 1부에서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그동안 알려진 것은 '샴페인 파티'정도였는데 이번에 내부용 '보안뉴스'가 있다는 것과 전두환이 스스로 대장 진급이 절차상 불가능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 등 5공 청문회에서도 안 나온 것들이 새로 밝혀졌다. 편집됐지만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노래하고 노는 장면도 있다."

- 2부 방송은 어디에 초점을 맞췄나?
"실제 방송 자료를 분석해 당시 방송이 전두환의 업적을 어떻게 칭송했는지 보여준다. '각하의 위대한 여정'이라든지 '영도자'라든지 하는 아나운서나 앵커들의 멘트,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앵커의 화면위치 등을 보면 방송사가 얼마나 충성 경쟁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레이건의 방한에 얽힌 뒷이야기들도 미국 문서를 통해 확인했다."

- 기자 출신으로 이런 특집을 만들면서 드는 생각도 있을텐데?
"사실 아득한 옛날 일도 아니잖는가. 불과 20여 년전 얘긴데… 당시 화면이나 앵커 멘트를 들으면 소름이 끼친다"

- <동아일보>가 사설을 통해 '자성적 프로그램'은 민주화 20년 보도 홍수 속의 구색 갖추기뿐'이라고 비판했다. "정권이 바뀌면 또 반성 프로그램 한두 번 내고 '주군'을 바꿔 모실 심산이냐"며 독설을 퍼부었는데?
"제목부터가 이해가 안갔다. 'KBS는 누구를 닮아 신문 때리기에 혈안인가'라는 제목인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수준이 되어야 상대를 할 것 아니냐. 그리고 <미디어포커스>는 아이템별로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을 포함한 모든 언론이 분석대상이다. 어떤 카테고리로 조중동과 다른 언론을 나누는 것이지 모르겠다. 논리도 안 맞다. 이런 사설을 보고 아이들이 배울까봐 겁난다."

- 이제 미디어 전문 프로그램은 공중파 방송에서는 <미디어포커스>가 유일하다. 부담이 될 만한데?
"큰 부담은 없다. 물론 감시 견제 시스템이 있어야 미디어 환경이 개선된다. 저널리즘 본질이 뭔지 고민도 하게 되고. 최근 공기업 감사들 외유를 언론이 세게 비판했지만 과연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 물론 감사들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기자들이 선악을 나눠 여론재판을 할 만한가? 올해만 해도 (기자외유)가 수 차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미디어포커스>가 아니면 이런 사실들을 누가 보도하겠나"

- 계획중인 기획이나 앞으로 <미디어포커스>방향이 있다면?
"미디어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형식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며 매주 의미있는 주제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7월부터는 대선보도의 바람직한 방향을 시리즈로 엮을 생각이다. 정치인들의 말만 쫓지 않는 선거 탐사보도의 유형이나 사례를 부각시킬 것이다" / 전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