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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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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나쁜 개헌,나쁜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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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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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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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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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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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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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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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약속 지키려는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전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이에 대한 각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국민 여론은 대통령 연임제 개헌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공당의 대표였고, 차기 대권을 꿈꾸는 분의 언사로서 표현의 부박함은 차치하더라도, 박 대표의 ‘좋은 대통령’과 ‘나쁜 대통령’을 가르는 기준 자체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87년 이후 개헌은 대통령 선거 때 마다 후보들의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워졌지만 당선이 되고 나면 그뿐, 한 번도 지켜진 적이 없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여야 후보들은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할 것을 공약했다. 5년 단임제의 부작용 우려와 4년 연임제의 시대적 요구 때문이었다. 당시 노무현 후보 역시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에 개헌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약속한 시간이 되어 노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과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인가?
개헌은 차기 대통령을 위한 것
그렇다면 이전 대통령들은 왜 개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까? 개헌을 추진하기 어려울 만큼 얽히고설킨 정치적 환경과 이해관계 때문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만큼 개헌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들도 개헌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이는 없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이 오랜 소신이며, 오는 2008년에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게 돼 개헌 논의를 하기에 적기’(04.4.27.연합뉴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개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다음 정부에서 개헌을 하려면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줄이고, 4년 단임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불리한 점이 있다(헌법상 ’헌법 임기 개정하는 대통령‘은 연임 불가). 과연 차기 대선 후보들이 그런 약속을 하고, 또 지키리라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또 가능하다고 해도 4년 단임 대통령이 우리 정치에 도움이 될까? 또 속절없이 20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박 전 대표는 지금 개헌 논의를 하면 민생경제를 포함해 국정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야말로 우리 국민을 무시한 오만한 생각이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정치가 잘될 수 있고, 정치가 잘돼야 민생도 잘 풀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어려운 과제를 차기로 넘기지 않고 임기 내에 해결하려는 의지이자 소신이다. 차기 정부에 짐이 아닌, ‘책임 국정할 수 있는 토대’를 넘기고자 하는 대통령, 다음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일할 수 있게 하자는 대통령이 과연 ‘나쁜 대통령’인가?
진짜 나쁜 개헌, 나쁜 대통령
우리 역사에 정말 ‘나쁜 개헌, 나쁜 대통령’이 있었다.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려는 개헌, 독재를 항구화하고자 한 개헌, 그것을 날치기나 폭력으로 추진하려 했던 대통령이 진짜 나쁜 개헌, 나쁜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표에게 묻는다. 발췌개헌과 사사오입 개헌을 추진한 이승만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3선 개헌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유신 헌법을 제정한 박정희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단임제이지만 7년 임기를 누릴 수 있도록 개헌한 전두환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자신의 임기를 늘리고자 하는 의도가 없다. 물론 헌법상 가능하지도 않다. 독재정치를 부활하려는 것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지만 그 근거가 소설 수준이다. 누구에게도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없다. 굳이 누군가에게 유리하다면 차기 대통령 될 사람이 아닐까? 대통령의 진정성은 무시한 채, ‘친노 대 반노’의 대결적 측면으로만 바라보려는 시각이야말로 바로 정략적 시각인 것이다.
국민 공론 묻고 추진하는 첫 번째 개헌
노대통령의 이번 개헌 제안은 개헌을 정권이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국민의 공론을 물어서 추진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박근혜 대표는 본인이 가진 ‘나쁜 대통령’의 잣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정략으로 바라보게 하는 색안경도 벗어버리기 바란다. 그것이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이의 올바른 준비자세일 것이다.
ⓒ 조용휴 (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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