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펌]우리가 놓치고 있는 노무현의 천재성
작성자 노고봉
작성일 2006-09-13
조회수 22276
노대통령의 긍정과 부정을 공평하게 보자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난 후 지금까지 보수언론의 과도한 비난과 함께 지지율 하락으로 노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심사가 편치 않은 것 같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에는 진보진영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합리적인 것도 있지만, 조중동과 보수세력들처럼 악의적 선동과 부풀리기도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이다. 지금은 보수세력이 부정적인 부분만 파헤치기에 정신이 없고 그것도 부풀리고 비틀어서 확대 재생산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긍정적인 부분을 말해보고 싶다. 노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쏟아낸 발언들 곳곳에서, 혹은 그의 선택 곳곳에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의 천재성이 번뜩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천재적 발상이 엿보인 노 대통령의 발언과 선택들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발언을 보자. 그 발언에 보수언론들이 경박하다며 헐뜯기에 나섰지만 필자는 다른 각도로 보았다. 허상과 가식을 깨부수려는 신선한 오기로 보인 것이다. 그 발언이 나온 후 어느 시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발언을 듣고 '아~ 대통령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겉으로 보기엔 경박한 말 같지만 그 발언엔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이 있다. 나라가 잘되고 못되는 것에 대한 책임이 마치 대통령 한명에게만 있는 것처럼 언론과 국민들이 과도한 책임 부여를 하고, 그에 따른 과도한 비판을 무의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노 대통령이 그 발언을 던짐으로서 언론과 국민들의 무의식적 허상을 깨고 싶었던 것 같다.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도 사람이며 막중한 책임감에 힘들 수 있는 '인간'일 뿐이며 따라서 대통령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리지 말고, 국민 각 개인이 각자의 중심을 가지고 나라의 잘되고 못됨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라는 무언의 메시지인 것이다.

또 그 발언은 국민 각 개인에게 '의식의 중심과 책임'을 돌려주는 것으로서 아주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통찰이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책임만큼을 국민에게 도로 돌려주며 개인의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환기 시킨 것이다.

동시에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임기 초부터 문제를 부풀리며 헐뜯기에 나선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에 대하여 경고하고 국민에게 간접적으로, 그러나 강하게 보수세력들을 고발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보는 눈을 가진 노 대통령

재신임을 제안한 대목도 그렇다. 임기 초에 터진 여야의 정치 자금 비리 단절 등을 재신임 제안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그와 동시에 보수언론의 광기적 헐뜯기에 대한 반격의 의미도 있었던 것이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광기에 '그렇다면 재신임을 하자'고 나선 것이고 그 제안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으로선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재신임 투표를 한다는 것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에겐 이미 대선에서 패하고 다시 한번 '확인 사살' 당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10분의 1' 발언이다. 언론은 대선 자금 비리에 대해 형식적,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여야 모두를 '공평'하게 비난했지만, 한국 정치 현실에서 정치자금 문제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엄연한 현실'이였다.

'10분의 1' 발언은 그런 현실에서 '권력가진 집권당의 후보가 정치자금 100억원을 쓸 때, 권력도 없는 야당이 800억원이나 썼다'는 것을 환기시킨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치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비난만 해대는 언론에 대하여 도발적으로 현실을 환기시킨 것이다. 허상과 가식에 정면 도전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연정제안 부분이다.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는 대단한 이념이나 정책 차이 때문이 아니라 단지 몸담고 있는 정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비난하고 헐뜯는 것이며, 그것이 끊임없는 정치 혼란의 '본질적 원인'으로 파악한데서 나온 제안이다.

한나라당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면서까지 정치적 이익을 보려하고, 지난 정권과 현 정권에 대한 막무가내식 공세를 하는 것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정치를 왜곡시키고 있으며 망국적인 지역구도를 여전히 존재케 하는 원인으로 본 것이다.

바로 그것을 '깨기'위하여 파격적인 연정제안이 나온 것이다. 매우 천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거창하게 정책이니 이념이니를 내세우며 공세를 하지만 실은 정적을 공격해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 원인이라는 통찰이다. 그 허위와 가식과 위선에 '분개'하며 연정제안으로 정면 도전한 것이다.

노대통령의 천재성과 조중동 천재성의 차이

그렇게 인간 노무현은 본질을 보는 눈이 있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다. 그리고 그 문제를 과감한 방식으로 일거에 해치우려는 '신선한 오기' '정의로운 오기'가 있다. 연정이란 방식이 효율적이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연정을 제안한 그 의도와 목적은 순수했다는 것이다.

연정의 의도는 창조적 파괴'였다. 거대한 모순을 깨부수고 싶다는 의지와 강력한 도전 정신과 정치적 체면이나 권력욕을 미련 없이 버리고 연정을 통해 거대한 기만과 모순을 깨부수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천재성과 조중동의 천재성의 차이점은 이것이다. 조중동의 그것은 과장과 왜곡, 선동을 통한 진실 비틀기와 헐뜯기에 천재라면, 노무현의 그것은 모순과 허위, 가식과 허상에 대하여 도전하고 부딪히며 생산적 발전을 만들어 내려는 '창조적 천재성'인 것이다.

조중동은 정권을 몰아붙여 지지도를 떨어뜨리며 자신들의 '언론권력'을 확인했겠지만 노 대통령은 부당함과 허상을 깨고 가식을 깨는데서 보람을 느끼려는 인물인 것이다. 같은 천재성이라도 이렇게 다르다.

노 대통령은 또 시위 중 농민이 사망한 사건에 사과를 하면서 완곡하게 과격한 시위에 대한 비판의 생각을 드러냈었다. '보통'의 대통령이라면 감히 사망 사건 앞에서 과격한 시위의 문제점을 말 할 용기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달랐다.

그는 시위 중 사망하는 사건에는 경찰의 부주의도 있지만 과격한 시위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이며, 그 점에 대하여 완곡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 발언은 많은 비판이 경찰, 정부 등 힘을 가진 쪽에 일방적으로 집중되는 것의 부당함을 무언중에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 과거 독재정권과 달리 이제 민주화된 정권이 집권을 하고 그것이 10년에 이르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먼저 체루탄 사용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 힘 가진 쪽이 먼저 성의를 보였으면 시위대들도 과격한 시위는 자제해야 하는 성의는 있어야 했다. 선진적 시위문화로 성숙할만한 때가 되었는데도, 일부에서 여전히 과격한 시위가 존재하고 그 점을 노대통령은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힘없는 정치인 시절에도 <조선일보>의 부당함에 정면으로 부딪힌 일, 편한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영남에 내려가 출마하는 발상, 의원 한자리 얻으려고 목숨 거는 현실에서 더 큰 의미를 위해서는 대통령이란 어마어마한 자리도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연정과 재신임 제안 등 이 모든 것은 노 대통령의 범상치 않은 천재성을 보여준 몇 가지 예들이다.

대통령이 된 후에 '언론과의 전쟁'도 노 대통령의 천재성의 하나로 보고 싶다. 과거처럼 권력의 힘으로 언론을 회유하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권위나 권력을 내세우지 않고 평등하게 같은 위치에 내려와서 민주적 법테두리 안에서 논리로 싸우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것은 매우 민주적인 발상이고 동시에 '허심탄회'한 발상이다.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자유롭고 공평한 발상인 것이다. 언론의 부당한 비난을 당하고만 있는 것에 대하여 불합리를 느끼고 공개적인 논리 싸움을 선택한 것이다.

거대 보수 언론과 논리싸움을 선택한 노 대통령의 민주성

좀도둑을 살인자로 부풀려서 비난하는 것이 보수언론들이다. 조중동이 자신들이 반대하는 정권의 부정적인 부분을 캐내고 부풀리는 '놀라운 기자 정신'을 발휘한다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긍정적인 부분도 아주 많이 캐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긍정을 찾는데 있어 과장은 필요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현상만 캐내도 된다. 아니면 독재정권 시절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며 부패상에 눈감고 긍정적인 것만 보도하던 그 실력을 발휘하면 더욱 많은 긍정을 찾아낼 것이다.

비판할 것은 합리적 비판을 해야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공평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 명상 철학자 크리슈나므르티는 '있는 그대로'보아야만 진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시절 보수언론의 헐뜯기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러한 공격에 필자는 부당함을 느꼈었다. 동시에 그 부당한 공격을 묵묵히 받고만 있는 김 전 대통령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그런 언론의 부당함에 가만히 있는 것은 또 다른 부당함으로 본 것이며, 그것이 공개적인 논리 싸움을 선택한 이유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국에서도 그동안 '친북좌파'라는 터무니없는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잠시 침묵으로 대처하며, 북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동시에 미국과 일본의 압박 주장에 반대를 표하는 그의 행동은 지혜로운 통찰과 판단력의 또 하나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경제, FTA,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5년은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시대인 것이다. 노 대통령이 잘못이 있다고 부정적인 부분만 확대 재생산하며 긍정적인 부분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감정적 화풀이 일뿐 진실이 아니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있는 그대로'만 비판하고 칭찬하면 되며 그것이 공정한 것이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노 대통령은 시기와 질투에 눈먼 보수들의 공격에 재신임 제안으로 통쾌한 KO승을 한 것이고 탄핵정국에선, 결국 총선 후 철옹성 같았던 한나라당의 제1당을 붕괴시키고 사상 최초로 평화개혁 세력이 제1당에 과반수를 차지하는 쾌거 이뤄낸 것이다.

그 여파로 한나라당은 국민들 무서운지 깨닫게 되었고 이후 변화를 모색하게 만들었다. 이 모두가 본질을 꿰뚫어 보고 파격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대통령 '노무현의 힘'인 것이다.

노 대통령의 5년은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 대중들의 무의식에 민주적 변화를 가져왔고 권위주의를 해체했다. 그 효과는 우리도 모르게 이미 스며들었으며 한 단계 발전시키는 시대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지금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인기 하락과 몇몇의 실수로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의기소침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천재적 발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마음은 건강하고 순수했으며 열정이 있었고 그 열정과 지지의 결과로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밀어 올렸다.

그러므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노대통령 5년의 그 긍정적 변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