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딴날당 수해지역에서 골프파동
작성자 쓰리홍
작성일 2006-07-22
조회수 22859
“이해찬 총리는 3·1절 골프게이트를 통해 일곱 번의 능멸행위를 했다. 3·1절 기념식을 불참하고 골프를 감으로써 애국선열들을 능멸했고 철도파업 비상근무 중에 골프를 감으로써 공직자들을 능멸했다…(중략). 뻔뻔하게 진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국민을 능멸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파문에 대한 한나라당의 3월 7일자 논평이다. 철도파업 중에, 그것도 3·1절에 골프 라운딩을 즐긴 이 전 총리의 행동은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한나라당은 이 전 총리의 총리직 사퇴는 물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고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만세삼창을 부를 때 이 총리는 골프장에서 ‘굿샷, 나이스샷, 오케이’ 삼창을 외치고 있었다”며 연일 가시 돋친 논평을 쏟아냈다.


▲ 지난 20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한나라당 경기도당 관계자들 사진 왼쪽부터 홍문종 도당위원장,

한 사람 건너 홍영기 용인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용수 도당 부위원장. ⓒ뉴시스

이 전 총리의 3·1절 골프파문이 일어난 지 4개월 뒤. 한나라당이 ‘골프 부메랑’을 맞았다.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당 관계자들이 수해복구작업이 한창인 지난 20일 강원도 정선군의 한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상태가 가장 심각한 강원도에서 골프를 쳤다. 50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거리로 내몰린 그 곳에서 홍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은 수해복구가 아닌 골프에 열중한 셈이다.

당 지도부까지 나서 20일부터 30일까지를 이재민 고통분담주간으로 선포, 조직을 총 동원해 수해복구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했음에도 골프장으로 무리지어 간 것을 보면 “배짱도 놀랍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문제는 집중호우 기간에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보인 추태가 골프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13일엔 물난리로 둑이 무너져 이를 복구하기 위해 흙범벅이 된 주민의 모습과 워크숍을 이유로 버스에 맥주를 실어나르는 한나라당 경남 마산시의회 의원들의 대조적인 모습이 한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또한 중부권 집중호우로 충북 단양이 큰 피해를 입었던 16일 저녁 김동성 군수는 성인용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뿐 아니다. 인천 남구에서는 호우예비특보가 내려진 14일 주무 담당자와 공무원 26명이 납품업자와 집단 외유를 떠났고 고양시에서는 지하철 침수 등으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공무원들이 백두산 여행을 갔다와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11일 태풍 에위니아로 영남지방이 수해를 입었을 때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해 대구시 구청장 8명과 경북도 내 대부분의 단체장, 광역·기초 의원들은 피해상황을 점검하는 대신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재섭 화났다” 강조하는 한나라당, 윤리위 징계수위에 관심 집중

이쯤 되면 “한나라당이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대세론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넘어 아예 집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나라당도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는 7·26 재보궐 선거에 혹여 악영향이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골프로 이 전 총리의 ‘목’을 날리는데 성공한 한나라당이기에 사건즉시 소집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수위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윤리위는 21일 골프파문에 대한 진상조사활동에 곧바로 착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징계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징계대상은 홍 위원장을 비롯한 5~6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결정되리라는 것을 누구나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 문제도 있고 강 대표가 화가 많이 났다고 하니 징계수위가 높지 않겠나”라며 이들의 ‘제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파문을 둘러싸고 당내에선 유독 “강재섭 대표가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사건에 대한 당의 단호한 대처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강 대표는 같은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강력히 조치해서 홍문종 도당위원장의 사표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격노’가 윤리위 징계수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4개월 전 이 전 총리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반응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징계체제는 낮은 수위부터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당원 제명 순이다.

윤리위는 “한나라당은 부적절한 골프를 문제 삼아 이해찬 총리를 물러나게 했던 것처럼 관계자들의 사퇴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도덕적 잣대는 안으로나 밖으로나 똑같이 적용돼야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민주노동당의 논평을 참고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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