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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라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탐미하는 주종불문파 주당이지만 나 같은 서민에겐 그래도 소주가 으뜸이다. 옛날에는 댓병이나 사홉들이 병으로 판매됐지만 요즘은 2홉들이가 보편화되었다. 이름도 가지가지다. 밤이슬 맞아가며 마시는 '참이슬'에 젖다가 강원도로 가면 '산' 은 산이요 술은 술이다. 충청도로 넘어가면 '새찬'들에 어리굴젓이면 그만이다. 전라도로 넘어가면 걸판진 밥상에 '잎새주' 한병 올려놓으면 입이 쫘악 벌어지고, 부산으로 가면 광한리 백사장에 홀로 퍼질러 고독을 안주삼아 '시원'한 깡소주로 쓰라린 기억을 소독한다.
소주의 옛말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래기, 아락, 아랑으로 불려왔다. '아랑술' 얼마나 예쁜 이름인가. 지금의 소주야 일부 전통주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대형 공장에서 주조되는 주정에 물탄 희석석이지만 옛날에는 꼬두밥에 누룩을 비벼 섞어 넣어 발효시킨 전술을 수줏고리라는 특별한 옹이를 이용해 약한 불로 증류시켜 주조한 증류식이었다. 그래서 이를 화주(火酎) 또는 소주(燒酎)라 이름하였다. 또한 일반 막술과는 격이 다르다하여 술주(酒)자가 아닌 세번 빚은 술 주(酎)자를 사용한다.
안동소주와 같이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전통 소주가 발굴 재현되고 있지만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반면 용인 백암의 옥로주(玉露酎)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박스로 사다 놓고 즐길 수 있을 정도다. 45도짜리 독한 술이 목구멍부터 뱃속으로 화라락 타내려가는 것이 드라마 '상도'에서 여행수 여란이가 남자 행수들을 놀림질하던 장면을 떠 오르게 한다. 시나리오 한자락을 옮겨 보자.
<장면 : 드라마 '상도' 우여란의 방>
우여란과 마천동과 박종일 그리고 상옥과 삼보가 있다.
상옥 :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여란 : 어서오시오. 도방이 됐다 들었소, 경하드리오.
상옥 : 고맙습니다.
여란 : (삼보를 보고) 도방자리에 오른 것을 경하도 할겸 화주 한 잔 하시겠소?.
순간 삼보의 얼굴에 순탁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여란일 만나거들랑 화주는 절대 마시지 마라. 난 화주 삼배 대작하고 죽는 줄 알았다...) 그런 순탁을 떠올린 삼보.
삼보 : ..제가..다른 술은 말술인데 화주는 향이 역해서 잘 못마십니다.
여란 : 그럼..좋은 수가 있소.
여란 천동에게 눈짓을 하고 천동이 방 한쪽에 있는 술 항아리를 가져온다.
여란이 표주박으로 다른 항아리에서 탁주를 사발에 담는다.
여란 : 여기 탁배기에다 (표주박으로 다른 항아리에서 화주를 퍼서) 화주를 섞으면 화주에 역한 향도 가시고 마실만 할게요. 자 드시오!
삼보 : ...저....
여란 : 사내가 술 한 사발 가지고 뭘 그리 망설이시오.
삼보 어쩔수 없이 사발을 들고 마시는데..
여란 : 자..한잔 더하시오.
삼보 : ...그..그만하겠습니다.
여란 : ..술 석잔을 제대로 못마시다니 그래 가지고 사내 행셀 하겠소.
삼보 : (민망한데~)...
폭탄주의 유래는 여란이로부터 시작됐다고 우기자. 어쨌든, 남자가 여성보다 술이 약하다 하여 민망할 것 까지야 없지만 술이 약한 주당들을 배려해선지 요즘은 30도짜리 옥로주를 생산한다고 한다. 옥로주는 두견주나 국화주처럼 술밥에 율무가 들어 가는 것 외에 별 다른 멋을 부리지 않은 전통술이다. 가미제가 없다보니 술이 투명하고 상큼한 향이 난다. 화끈하게 취기가 오르고 화끈하게 깬다. 도자기 병으로 격을 높인 선물용 옥로주에서 12병 한박스짜리 주태백용까지 다양하다. 질 좋은 물을 찾다보니 주조공장이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드라이브삼아 한번 찾아가 우리 전통 소주의 맛을 음미해 보시라.
참조 : http://www.okro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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