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낌없이 줌과 같이 아낌없이 거두리라
작성자 샘골서생
작성일 2006-06-26
조회수 28984


민족의 성지 백두산 정상에 자리한 천지는 물의 넓이와 깊이 만큼이나 오랜 우리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수천년 먼 옛날 단군이 손을 씻고 하늘에 제를 올렸고 지금의 우리들은 그 물을 담아 가슴을 적신다. 금(金)나라는 영응산(靈應山)이라 하여 신성시 했으며, 청(淸)나라의 황제들도 이곳을 자신들의 조상인 애신각라(愛新覺羅, 청의 선조로 신라를 사랑하고 기억함)의 발상지라 하여 숭배하였다.



여의도 의원회관 모의원 사무실에는 얼마전까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릴법한 백두산 천지를 담은 거대한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그 사진은 몇년 후 사무실을 물려 준 분의 명에 의해 회수되어 창고로 들어가야만 했다. 사진뿐만 아니라 함께 도열해 있던 대형 태극기와 용인시기마져 회수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관의 직분으로 나라의 비젼을 위해 애써온 대선배는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자신의 고향인 용인을 위해 남은 정열을 불태우려 하였으나 경미한 사건에 휘둘려 대업을 접고 적당한 후배를 발굴해 자신의 모든 것을 대물림했다. 사무실, 집기, 비품들을 그대로 물려주고 후배의 정치적 입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 그 결과였는지 후배는 국회의원에 무난히 당선되었고 고마움에 응대하듯 대선배님을 아버지와 같이 모시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몇 해를 넘겨 돌아온 것은 날 선 배신의 칼날 뿐이었다. 그 배신의 칼에 베인 사람은 비록 대선배뿐만이 아니었다. 지역의 정치적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많은 일반 선후배 당원들이 그 서슬에 같이 몸서리를 쳐야 했다. 그는 왜 무었 때문에 그리 변한 것일까? 어쩌면 이미 그의 숨겨진 인간성에 의한 예고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살펴보자. 의원직 당선 후 그는 당원들과의 모임에서 무릎을 가지런히 꿇고 당원들의 진성성 어린 제안과 격려에 공손히 답변을 하고 자신의 앞으로의 행보를 피력한다. 이땅의 국회의원이 당원에게 아니 국민에게 이렇게 겸손해한적이 있었던가. 당원들의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장면이다.

그날 그 자리에서 어느 연로하신 당원이 '버스 노선 변경에 대한 건의'를 한다. 그러나 다른 젊은 당원은 '국회의원 자리는 국가를 위한 입법과 집행에 대한 감시를 하는 자리지 지역의 사소한 민원을 해결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받아친다. 대단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자. 올라오는것마다 동네 민원 청원 투성이다. 들어주니 자꾸 올리는 것이 아닌가. 경전철 역사의 위치는 전문가들에 의해 심도깊게 검토되 추진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을 이용해 포퓰리즘적 민원 해결 도구로 사용되어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렇게 공손히 대화하던 그가 어느 일방에겐 왜 그리도 모로쇠로 돌변했는가. 대화의 거부, 만남의 회피, 쉽게 무릎꿇을 수 있는 자는 상대방이 등을 보이자 마자 쉽게 총질을 할 수 있는것인가. 이런 모습이 마냥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은 아닌가보다. 아첨하는 당원위에 군림하는 것을 보면 권력을 쥔 자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양이다. 체육관 경선장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 단상위의 한쪽 켠 푹신한 의자에 기대 앉은 그를 보니 그리 춥지도 않은 날씨에 오싹해진다.



자 이제 그에 대한 모든것을 거두었다. 정을 거두고 신뢰를 거두었다. 백두산 천지의 사진과 태극기 용인시기는 눈에 보이는 거둠의 상징물일 뿐이다. 그는 이제 너무나 많은 잘못을 했다. 당원에 대한 분열과 반목을 조장했고 결과적으로는 지역행정의 모든 힘을 한나라당에 무상 헌납하게 했다. 구태 패거리 정치, 밀실 모사정치를 답습하는 그는 이제 경계를 떠나 타도와 내침의 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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